중학교 시절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제제가 저렇게 맞아야 하는가하며 한없이 가엽게 여겨졌다.
세월이 흘러 다시 본 제제는 나의 가슴에 현실로 다가왔다.
제제는 5살이다.
우리식으로 나이를 세면 6살이겠지.
지금 석현이는 5살, 내년이면 제제와 같은 나이가 된다.
제제가 하는 장난은 조금은 지나친 것도 있지만 대부분 그 또래들이 하는 장난이다.
같은 장난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처한 환경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기분이 좋을 때는 흔쾌히 받아줄 수 있으나 몸이 지칠 때에는 마냥 짜증이 난다.
교육에 있어서 같은 행동에 대해 같은 반응를 보이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쉬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
제제는 아주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이다.
모든 사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줄도 안다.
사람들이 그를 나쁜 아이라고 따돌려 상대하지 않기에 나름대로의 방식을 터득한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때 동네에서 혼자 다른 학교를 다니다보니 늘 외로웠다.
무료한 등하교길의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제제처럼 마음의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진실로 나무와도 말을 할 수 있나 보다.
석현이는 놀 때면 쉬지않고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대상이 장난감 자동차일 때도 있고 블록 하나와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무와 이야기하지 못하는 어른은 참으로 불쌍하다.
철이 든다는 명분하에 순수를 잃어버리고 하루를 위해 아웅거리며 살고 있다.
제제는 친구를 잃어버리는 아픔을 겪고 몸이 아파지면서 어른이 된다.
흔히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고 한다.
석현이를 보더라도 멀쩡하다가 갑자기 아픈 경우가 있다.
누가 보기에도 아플만한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 아닐까?
분명 아이에게는 그러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아프고 나면 눈으로 보기에도 키가 쑥 자라있다.
마음도 같이 자라겠지.
제제는 조숙한 아이라서 어른이 일찍 되었지만
석현이가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는 것은 싫다.
천천히 세상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순수함을 돌아보면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