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道를 다녀와서

아름수풀의 想

2004-06-28 14:11:48


고창읍성-牟陽城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주말의 남도는 간간히 내려쬐는 태양으로 뜨거운 날씨였다.

뒷뜰에 심어놓은 콩은 전에 내린 비와 햇살로 싹을 틔우고 있었다.
자그만한 콩알이 두터운 흙을 헤치고 돋아나는 기세가 대단했다.
자신이 물려받은 유전자를 후세에 퍼뜨리기 위한 생존의 처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의 산딸기 나무에는 빨갛고 탐스러운 열매가 달려 있었다.
한적한 시골이라 어린 아이도 없고 주변에 복분자 나무를 재배하는 까닭에 아무도 산딸기를 쳐다보지 않는 모양이었다.
도시에서 비싼 돈을 지불해가며 사 먹던 산딸기를 마냥 따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다 따먹고 돌아선 다음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가며 거짓말같이 채워져 있었다.

맑게 흐르는 선운산 계곡의 돌 틈에는 고둥이 웅크리고 있었다.
차가운 물살에 발을 적셔가며 살며시 잡아 올렸다.

잔디가 무성히 자란 들판에서 신나게 달음질하는 아이의 모습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모양성의 성곽을 돌며 무병장수와 극락을 꿈꾸던 조상의 숨결도 느낄 수 있었다.

장모님이 한껏 차려주신 밥상에서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을 보았다.

지금은 도시에 있지만 아직 마음만은 시골의 여유를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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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4